할말이없습니다

슬픈 6월

파편 2008. 6. 13. 12:37
드디어 푸른물이 뚝뚝 흘러내릴 것 같은 6월이 왔다.
그러나 이러저러한 일들 때문에 현실감각이 무척이나 무뎌져 6월을 인식하지 못하고 있었다.
나는 다시 본연의 자세로 돌아가 6월의 슬픔을 온몸 가득이 느껴야 할 것이다.
조금 있으면 장마가 오고, 나는 더 깊은 심연으로 가라 앉을 것이다.
조만간 원주를 좀 다녀왔으면 싶다. 그러나 그 누구도 만나고 싶지는 않다.

나는 아무것도 하고 있지 않다. 미래도 없고 현실도 없고 과거도 없다.
시간은 아무것도 남지 않았고 감정 한덩어리만이 내 시체를 누르고 있을 뿐이다.
좋게 포장하면 할 수록 나는 점점 분리수거 대상이 되어 가고 있다는 것을 깨달을 뿐이다.
하루는 그저 아무 의미없이 가벼움으로만 가득차서 흘러가고 있다.
무엇을 어떻게 해야하는 것일까?
방황하지 않는 사람이고 싶다.

나는 사실 그 누구라도 상관없다. 꼭 너가 아니더라도 체온을 나눠줄 그 누군가가 필요할 뿐이다.
일단 지금은 그렇다.
시간이 조금더 흘러가면 변하게 될까?

완전히 새로운 곳으로 가고 싶다.
아무도 나를 모르는 완전히 새로운 곳으로 가고 싶다.
그래, 살고 싶은 모양이다.